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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Viaje_overseas

[나'만'의 문화유산답사기/랜선여행-교토]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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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 여행기는 2015년~2018년 사이에 다녀온 여행입니다. 현 시국의 답답함으로 찾아본 지난 여행 사진에서 테마와 추억을 찾아가며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2015년, 12월 초 추운 겨울. 처음으로 일본 여행을 '혼자' 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여권, 간사이쓰루패스, 무모함과 함께 다녀온 오사카/교토 2박 3일. 바쁜 업무로 제대로 여행 일정을 짤 여력이 없었다. 정말 기초적인 사항만 준비해 갔던 여행은 혼자만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남겼다. 결론적으로 폭망한 여행. 길 잃어서 뺑뺑이만 몇 번을 돌았으며, 겨울엔 관광지가 일찍 닫아 찾아갔지만 보지 못하는 등. 특히 교토에서는 역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제대로 보고 오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컸다.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절이 있다는 교토를 1%만 보고온 느낌. 과연 내가 얼마나 보고 왔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여행이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다시 온다- 꼭' 

 

 이 여행 이후 다음 일본 여행은 제대로 하고자하는 욕심에 가이드 북을 사러 서점을 갔다. 그곳에서 운명처럼 만난 책이 있으니 바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 3 교토의 역사 (오늘의 교토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국내 여행지를 재치 있게 풀어낸 청소년들의 필독서. 하지만 난 읽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었는데, 내가 꼬꼬마일 때부터 나온 시리즈 물로 7~8권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1권부터 읽지 못한 죄책감 아닌 죄책감이란 핑계로 손댈 엄두가 내지 않았다.

 

 그런데 무슨 생각이었을까? 교토여행을 간다고 무턱대고 3권부터 산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일본편>은 총 4권이다. 1권 규슈편-빛은 한반도로부터, 2권 아스카&나라-아스카 들판에 백제 꽃이 피었습니다, 3권 교토의 역사-오늘의 교토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4권 교토의 명소-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 / 총 4권. 일본 역사를 제대로 몰랐고, 지역별 정보를 취하려는 단순 목적으로 3권을 샀던 것. 오사카/교토 여행이란 목적이 확실한 만큼, 아는 것만 이해하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는 것이다. 유홍준 교수가 직접 읽어주는 듯한 글솜씨와 간간히 나오는 사진. 앞으로 내가 다녀올 여행의 방향을 잡아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사카/교토 여행의 경우 규슈에 비해 대도시이기 때문에 도시와 문화유적의 모두 관광할 수 있는 곳이라 자주 여행 갔었다. 오사카를 가지 않고 교토만 가기도 몇 번. 간사이 여행을 가기 전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꼭 읽었다. 

 

 어느 순간 여행을 하면서 기준이 된 테마. 그것은 '도래인'이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일본편>은 '도래인'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도래인은 고대 한반도, 중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사람들과 자손을 일컫는 말이다. 특히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일본 열도와 가깝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주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대 일본 발전에 도움을 주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융화되어 역사서 기록과 유적지의 흔적으로 찾을 수 있다. 너무 흥미로운 주제였다. 그 후 교토에 가면 이 지역은 도래인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다년간 여행으로 쌓인 사진과 여행기를 '도래인'이란 주제로 풀어보고 싶어 졌다.

 

 포스팅을 하기 전 다짐한 사항이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 4>에 서문, '일본 답사기를 마치며'에 있는 내용이다.

 

 한일 교류사에서 우리가 일본에 끼친 문화적 영향은 실로 크다. 일본의 고대 문화사와 미술사는 한반도의 언급 없이는 풀어 나갈 수 없다. ··· (중략) 그러나 나의 일본 답사기가 여기에서 그쳤다면 그것은 일본의 고대문화는 '죄다 우리가 해준 것'으로 인식하는 또 하나의 증언에 머물렀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나의 답사기를 자칫 국수주의 내지 문화적 우월주의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나는 그것을 우려했던 것이다. ··· (중략) 도래인 3세, 5세, 7세 후손의 삶은 더 이상 한국인이 아니라 일본인으로서 삶이었다. 미국 대통련 존 F. 케네디는 아일랜드 출신이었지만 아일랜드 사람으로 산 것이 아니었다. 이 점을 우리는 오해해서는 안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교토편 4 교토의 명소 (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 中 11페이지>

 

 국수적이고 편협한 관점을 갖지 않기. 그렇지만 옛 한국의 흔적도 잊지 않기. 옛 고대 한반도 사람들의 뛰어난 솜씨를 느껴보기. 그리고 '도래인'이란 주제를 넘어서 이 지역의 역사를 살펴보기. 늘 이런 마음으로 여행을 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무의식 기저에 심어진 이 주제를 나도 모르게 찾은 거 같다. 다년간의 여행 중 나도 모르게 찾은 테마 '도래인'에 집중하여 이제야 여행기를 <나'만'의 문화유사답사기-일본편>을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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