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아주 습했던 6월 어느 날. 사진으로 보던 지우펀을 드디어 가보았어요. 다 둘러보고 난 후 마치 동화 속 미로를 헤매다 나온 느낌이 들었답니다. 언덕 위 협소한 지형 위에 이런 시장이 있다는게 신기했어요. 지우펀 길목, 동화 속에서 빠져 나온 듯한 오카리나 가게도 있었죠.
이 매장은 들어가보지 못했어요. 조금 더 들어가면 오카리나 만드는 장인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구입. 벌써 2년이 지난 일이라 가물가물하네요. 그 때 구입한 오카리나는 조카의 장난감이 되었답니다 ㅎㅎ
오카리나 가게를 지나기 전까지 다소 한산했어요. 하지만 골목을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인파에 치이고, 취두부 냄새에 치이고..나는 무엇을 보기 위해 계속 안으로 걸어가는가 - 란 생각을 했죠.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되었다는 아메이차주관. 찾아보니 아니라고도 하고. 원작자의 말로는 일본의 료칸과 온천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고 해요. 우연의 일치일까요? 아메이차주관이 애니메이션의 모습과 유난히 비슷하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우펀은 1920~30년대 광산으로 번청했던 도시입니다. 해당 시기는 일본이 대만을 지배한 시기이도 하구요. 일본풍 건물이 남아 있어도 이상할게 없을 것 같아요.
지우펀의 아름다운 모습은 낮보다 저녁~밤인 거 같아요. 낮에는 홍등의 매력이 조금 반감된다고 할까? 일정상 저녁엔 머물 수 없어 아쉬었답니다. 낮에는 고즈넉한 맛이, 밤에는 화려한 맛이 있는 듯 합니다.
아메이차주관 앞은 굉장히 혼잡해요. 건물 앞은 가파릅니다. 바로 앞에서 사진을 찍기가 어려워요. 적당한 장소를 찾는데 애를 먹는답니다. 아메이차주관을 중심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어요. 가장 많이 모인 곳이 가장 찍기 좋은 곳입니다 ㅎㅎ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아메이차주관에서 들어가 티타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았어요.
그러나 시간이 맞지 않아서 포기. 아쉬움을 달래려면 '땅콩아이스크림'이 제격이죠 +ㅁ+ 얇은 반죽 위에 아이스큼, 달콤하고 고소한 땅콩엿을 대패로 갈아 올려서 돌돌 말아 먹는 지우펀의 명물이죠. 땅콩 아이스크림은 고수를 넣어줍니다. 고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빼달라고 꼭 말해야합니다! (← 중화권 가기 전 한 번 더 외우는 문장, "부야오 샹차이")
사진 속 가게는 지우펀에서 가장 유명한 땅콩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한국 관광객도 많이 와 간판에 한국어도 있어요. 주문이 꽤 밀린 거 같으면서도 순식간에 해결. 고수의 포스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지우펀의 땅콩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봐야해요. 타이페이 시내의 야시장이나 길거리에 간혹 땅콩 아이스크림을 팔지만, 지우펀의 맛을 따라올 순 없었어요. 아, 아메이차주관 사진 찍고 순간 고단하여 당이 땡겨서 더 맛있을수도 ㅎㅎ
2018년 무더운 6월 어느 날. 지우펀 안을 돌아다닐 때엔 '이런 지옥펀, 내가 다시 오나 보자 - '란 마음이 들었어요. 지금은 그 때의 무더위도 아련하게 그립네요. 11월부터는 대만 여행가기 좋은 시기라 그런 지, 지우펀의 습했던 공기와 달콤한 땅콩아이스크림이 기억나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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