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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Viaje_overseas/Kyoto

[나'만'의 문화유산답사기/랜선여행-교토] 마른 정원(가레산스이)의 정수, 용안사(료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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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안사(료안지)는 버스를 타면 금각사 다음 역에 있다. 도보로 걸어가도 된다. 마찬가지로 인화사-료안지-금각사 순인데, 료안지를 중심으로 두 절을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고 걸어갈수도 있다. 금각사에서 료안지로, 료안지에서 인화사로 걸어서 가 본적이 있다. 그것도 여름에. 걸음이 느린 내가 걸린 시간은 약 15~20분 내외정도. 가는 길은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는 건가, 난 어디로 가는건가' 할 정도로 적막하다. 주택이 보이면 다행이지, 산길과 다름없는 길을 걸을 때에는. 하지만 교토지도에 역사를 대입하면, 아주 옛날 헤이안 시대쯤에는 나름 번화가 부근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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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같은 길목을 지나서

 금각사를 보고 용안사까지 걸어가면 용안사 후문쪽으로 들어갔었고, 버스를 타고 내려 정문쪽으로 간 적도 있다. 어느 쪽으로 가든 용안사 내부로 걸어가다보면, 보려는 가레산스이 정원은 안 보이고 연못과 울창한 나무가 나와 꽤 당황스러워진다.

 

 밀림과도 같은 울창한 나무와 연못을 스쳐 안쪽으로 걸어가면, 관광포인트인 용안사 석정이 나온다. 갈 때마다 이 연못과 나무는 적응이 되질 않는다. 여튼 꽤 올라오면 티켓부스가 보인다. 

 

 용안사의 석정이 그려진 티켓. 티켓을 제시하면 오른쪽 갈색 부분만 회수하고, 그림이 그려진 부분은 되돌려준다. 여행의 기념품으로 삼기 딱 좋아. 여튼 입구에 다다르면 신발장이 보인다. 모두 신발을 벗어야 내부로 입장이 가능하다. 

 

 용안사 석정이 있는 공간은 주지승이 거처하는 방장이다. 방장 건물의 남쪽에 위치한 정원이 그 유명한 물을 사용하지 않은 마른 정원 '가레산스이'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가레산스이 정원은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용안사가 유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레산스이 정원의 진수

가레산스이정원은 백사와 돌이 주재료이다. 더불어 다양한 모양의 돌, 귀한 나무, 희귀한 꽃 등을 장식해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용안사의 정원은 귀한 나무나 꽃, 비싸보이는 돌은 보이지 않는다. 돌의 배치를 통해, 담장의 높이 등으로 선불교의 '공(空)'을 잘 표현했다는 점이 다른 가레산스이 정원에 비해 용안사 방장건물 정원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용안사 석정에는 총 15개의 돌이 있다. 이 중 14개의 돌까지 한 눈에 담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교토편 4>에서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깨달음을 얻는 자만이 15개의 돌을 모두 볼 수 있다, 어느 한 지점에서만 15개의 돌을 다 볼 수 있다 - 란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유홍준 교수의 해석이 재미있었다. '15개의 돌 중 하나정도는 안 보일 수 있지, 석정은 돌찾기 하는 곳이 아니다.'란 평. 때로는 이런 심플한 해석이 마음에 와 닿을 때가 있다. 특히 석정 마루에 앉아서 바라보면 말이다. 쭉 늘어진 돌들 중 하나 정도는 안 보일 수 있지. 

 

 용안사에 방문할 때마다 더워도, 추워도 마루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앉아 있는 사람들 중 꼭 한 두사람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림을 못 그리지만,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을 보면 굉장히 멋있어 보인다. 아! 용안사의 마루 폭은 넓지는 않다. 날씨 좋을 때 늦게가면 석정을 앉아서 느긋하게 볼 수 없으므로, 가는 타이밍을 잘 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잊고 있었지만 석정이 있는 곳은 주지승의 거주하는 방장

 방장은 절의 주지승이 사는 공간이다. 사진처럼 다다미 문으로 각 공간을 구분하고 있다. 안쪽 우측 회오리 모양이 그련진 문은 '운룡도'이다. 문을 다 열어 놓지 않아 용의 모습은 1도 보이지 않지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교토편 4, 182페이지>에는 다다미 문이 닫힌 사진이 있다. 가운데 용의 표정과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보였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공간을 나누는 미닫이 문을 '후스마'라 부른다. 

 

 또 해당 책에 따르면 이 미닫이 중 하나는 금강산을 그렸다고 한다. 당시에는 멋도 모르고 사진만 찍어서인지, 금강산이 그려진 미닫이 사진이 전혀없다. 사쓰키 가쿠오라는 화가가 1953년부터 57년까지 5년에 걸쳐 그렸다는데, 1926년부터 금강산을 17차례나 다녀 왔다고 한다. 한국의 명산이 이 곳에 그려져있다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자랑스럽다보다는 조금 무서웠다고 할까? 

 

 방장건물 뒤쪽으로 우거진 산이 펼쳐진 또 다른 공간이 있다. 방장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마루를 한 바퀴 돌면 용안사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용안사에서 쉬는 걸 마쳤다면, 이제 도래인을 흔적을 찾아 움직여야할 때. 용안사에서 도보로 5~10분정도 걸으면 트램역이 있다. 다음 여행지로 움직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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